자동차 / / 2023. 4. 28. 19:11

전기차 배터리 폼팩터와 테슬라 4680 원통형 배터리

 

 

     포스팅 목차

     테슬라의 주력 배터리인 "원통형 배터리"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의 삼파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하는 테슬라가 최근에 4680 양산계획을 발표하면서 큰 이슈를 몰았는데요. 오늘은 왜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하는지, 원통형 배터리와 다른 배터리와의 차이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테슬라 원통형 배터리와 모델3 이미지

     

    [ 목차 ]

       

      1. 전기차 배터리 셀의 폼팩터 3가지

       배터리 폼팩터에 대해 한번쯤 들어보셨나요? 테슬라의 원통형 배터리를 말씀드리기 전에 전기차 배터리의 형태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셀의 폼팩터는 크게 3종류로 나뉩니다. 파우치형, 각형, 그리고 원통형입니다.

       

      이차전지 폼팩터 종류에 대한 이미지
      < 3가지 폼팩터 비교표 - 출처 : News1 >

       

       각 폼팩터들의 특징을 살펴보시면 제일 먼저 크기와 형태로 구분됩니다.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각형"의 경우는 우리에게 친숙한 사각형 형태의 알루미늄 금속캔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형태가 안정적이고 견고해서 3 타입 중 가장 충격과 발열에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두 번째로 "파우치형"의 경우는 얇은 비닐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를 필름으로 패키징하여 적층 하는 형태이다 보니, 에너지밀도가 뛰어납니다. 또한 전기차 업체가 요구하는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그만큼 원가도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원통형"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AA 건전지와 AAA건전지를 크게 키워놨다고 보시면 편합니다. 역사도 제일 오래되었고, 이미 크기가 표준화가 되어 있어서 수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형태로 인하여 전기차에 적층 하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기차배터리 폼팩터 3가지의 장단점 비교표

       

       

      2. 테슬라의 첫 원통형 배터리를 실은 로드스터

       2000년대 초반, 앞서 다뤘었던 테슬라의 첫 양산 전기차 "로드스터"는 이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했습니다.

       당시 전기차 시장이 활발하지 않았기에 배터리 수급이 무엇보다 어려운 숙제였었기 때문에 테슬라는 당시 사이즈의 "표준화"가 이뤄진 원통형 배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 사이즈별 모습
      < 원통형 배터리 표준화된 사이즈별 모습 >

       

       우리가 AA건전지가 정말 많이, 그리고 빨리 필요하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AA 규격 인지만 확인하고 제조사 구분 없이 여기저기서 주문하면 됩니다. A 업체가 만들던 B업체가 만들던 AA는 AA니까요.

       

        원통형 배터리가 바로 그런 강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파우치나 각형은 크기와 형태가 제조사마다 상이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끌어서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테슬라 차량에 맞춰 제조사에 주문 제작을 해야 했었고, 테슬라는 "갑"이 아닌 "을"이 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테슬라에게 상당한 리스크였을겁니다.

       

       전기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배터리는 몇천 개 단위입니다. 스타트업이 그 많은 배터리를 위해 파우치나 각형을 주문제작할 여유는 없었을 겁니다. 주문제작을 한다 해도, 시간과의 싸움에서 납기를 관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것은 생산성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결국 테슬라는 안정성을 선택했고, 테슬라 로드스터에는 지름 18mm, 세로 65mm의 18650 원통형 배터리가 사용되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사용하다 보니 이게 참 편했습니다.

       표준화된 사이즈로 여러 공급사에 의해 대량공급이 수월했기에, 전용 제품을 개발할 필요도 없었고, 필요할 때마다 소량 주문도 가능했지요. 공급사에 얽매일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항상 "갑"의 위치에 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현재까지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일론머스크는 배터리 회사에 얽매이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3. 원통형 배터리의 문제점

       원통형 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은 원기둥형태로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단점일까요?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할 때는 배터리셀을 모아 배터리 모듈을 만들고 다시 이 배터리 모듈들을 모아  배터리 팩을 만들어 전기차 플랫폼에 넓게 적층 시킵니다. 

       

      전기차 배터리셀&#44; 배터리모듈&#44; 배터리팩을 나타내는 그림
      < 배터리 셀, 모듈, 팩의 개념이미지 - 출처 : Automotive Cells Co >

       

       그럼 이 엄청 큰 건전지들을 주욱 늘어뜨려서 쌓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의 그림처럼 빈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겠죠? Dead Zone이 발생하여 공간의 낭비가 생깁니다. 공간효율이 떨어지다 보니 에너지 밀도가 떨어집니다. 동일한 크기의 전기차량에 더 적은 에너지를 싣게 되는 것이죠.

       배터리 셀하나로 따지자면 원통형 배터리가 다른 배터리보다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터리 팩을 기준으로 본다면 많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원통형배터리 팩 형태의 이미지화
      < 원통형 배터리팩의 형태의 단순 형상화 >

       두 번째로 제조의 어려움에 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나 각형보다 그 크기가 많이 작습니다. 전기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팩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천 개나 되는 배터리 셀이 들어갑니다. 이것을 다 하나씩 용접을 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테슬라 모델 Y는 약 4,400개의 2170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이것을 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셀 1개당 4번의 용접을 해야 합니다. 팩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배터리 셀을 연결하는 작업에만 17,600번의 용접이 필요합니다. 손이 많이 갑니다. 당연히 자동화 공정으로 들어가겠지만, 그만큼 불필요한 작업이 많아지는 겁니다.

       

       

       세 번째로 관리의 어려움에 있습니다. 전기차량에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이라는 중요한 부품이 들어갑니다. 이 BMS는 배터리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에 배터리 셀에 문제가 생기는지를 점검해 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당연히 점검해야 할 배터리셀의 개수가 많을수록 BMS 기술도 높아져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전기차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주목을 받지 못해 왔습니다. 배터리팩에 너무 많은 배터리셀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혁신적인 사이징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2020년 9월 22일 배터리데이 행상에서 테슬라는 지름 46mm 높이 80mm의 4680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를 발표합니다.

       

      4. 테슬라의 4680 원통형 배터리와 CTC 기술

       우선 테슬라는 원통형의 구조적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차량의 설계자체를 바꿔버렸습니다. 기존에 "내연기관 개량형 플랫폼"을 사용하다가 원통형 배터리 팩의 단점을 줄일 수 있는 스케이트형 EV Platform을 만들어 공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출시된 모델이 바로 2014년 모델 S입니다.

       

       그리고 2020년 9월 22일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4680 사이즈의 중대형 원통형 전지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 혁명적인 사이징 기존 2170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5배가 높아져 전기차 주행거리도 16%나 향상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모델 3에 2170 배터리셀이 4,400개가 들어가지만 4680 배터리는 830개 셀만 들어가게 됩니다. 제조공정의 효율이 훨씬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이는 다른 경쟁 회사들에게 경각심을 주었고, BMW와 볼보, 스텔란티스, GM 등이 원통형 배터리 장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에너지 솔루션, CATL 등의 글로벌 배터리 제조회사들도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을 위한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4680 배터리 스펙
      < 테슬라 4680 배터리 스펙 - 출처 :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

       

       2023년 1월 테슬라는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인근에 연간 200만 대분의 신형 4680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00기가 와트시(GWh) 규모의 신규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테슬라가 신형 4680 배터리의 "양산"체제에 다다랐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테슬라는 4680 배터리 팩과 모듈단계를 생략하고 배터리 셀을 차체에 바로 장착하는 CTC (Cell to Chassis) 기술을 적용하여 둥근 모양 탓에 생기는 단점까지 상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비용과 시간을 감안한 제조효율을 따질 때 원통형이 다른 제품보다 4배가량 뛰어나다."라고도 할 정도입니다.

       

      5. 배터리 폼팩터의 경쟁 전망

       아직 "꿈의 에너지"라는 전고체 배터리가 현실로 다가오지 못한 상황에서, 각형, 파우치형, 그리고 원통형 배터리의 삼각 구도는 여전합니다만, 곧 4680 원통형 배터리가 상용화가 되면, 각형이 점차 사라지고 기술경쟁력이 높은 파우치형과 가격경쟁력이 높은 원통형 배터리의 경쟁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기술개발에 따라 판도가 바뀌는 시장이라 이렇다 저렇다 확정을 짓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LG 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계속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길 바라면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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