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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보급형 전기차량에 들어가는 LFP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높은데요. LFP 배터리의 시장성과 추세, 그리고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 중국의 LFP 경쟁력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목차 ]
1. LFP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
1) LFP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
LFP 배터리 또한 리튬계열의 배터리입니다. 양극재의 소재가 NCM, NCA와 같은 삼원계가 아닌 "인산철"을 사용하는데요. 인산철의 화학식인 LiFePO4에서 앞글자를 따서 LFP 배터리라고 부릅니다.
상대적으로 삼원계 배터리보다 성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양극재에 사용하는 원소들의 특성상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삼원계에 비해 낮게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원계 NCA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420km 정도라면, LFP 배터리는 400km 정도이니까요.
그런데 요새 테슬라, GM 등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보도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저가 보급 모델이 중요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삼원계보다는 LFP가 확실히 매력적인 거죠.
또한, 중국, 유럽, 한국 등의 전기차 산업 주요 국가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분위기여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높아지는 것도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요새 삼원계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 니켈등의 원자재 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소재인 인산철로 이루어진 LFP 배터리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LFP의 급성장의 주요 원인은 중국 내수시장의 영향이 크지만,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빠르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2) 배터리 시장 점유율 전망
2020년부터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가 50대 50의 점유율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결국 한국 배터리 3사도 최근에 LFP 개발 및 상용화에 착수하였다는 보도고 들리고, 한국 정부도 LFP 연구개발에 대한 자금지원 계획을 발표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만큼 중저가 모델의 시장이 타겟팅이 되었다는 것이고 당분간은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2021년 대비 2022년에 LFP 시장 점유율이 62%나 성장하였습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에 대한 전망을 발표하였는데, 2025년에는 LFP 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를 압도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조사 기관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공통된 의견은 LFP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마냥 삼원계 배터리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도 LFP 사업에 뛰어드려고 하는데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LFP 배터리는 원소재에서부터 완성 배터리까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중국 업체들의 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중국은 지속적으로 LFP 배터리 시장을 구축하고 개발해 왔습니다. 현재는 누구도 쉽게 넘보지 못할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LFP 배터리의 95%는 중국 업체들의 것입니다.
"야, 중국은 기술이 부족하니까 삼원계 배터리를 못 만들고, LFP 배터리만 만드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이제는 옛말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1등 배터리 업체인 CATL은 2022년 6월에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출시를 공식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트륨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죠(나트륨배터리는 해수전지를 말합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점유율의 2021년과 2022년을 보여줍니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내수 시장이 커진 것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LFP 배터리 수요가 합쳐진 결과입니다.
그럼 중국업체가 이렇게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은 대부분의 LFP 수요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중국 전기차 내수시장에서 이뤄집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오래전부터 LFP 배터리를 사용하여 중저가의 모델을 공급하는 중국시장의 특징 때문입니다. 중국시장의 81%는 CATL과 비야디(BYD)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로 급부상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2022년 수출량은 전년대비 307% 증가한 5만 6천 대이고, 주요 수출국은 유럽, 멕시코, 일본, 태국, 호주, 브라질 등입니다.
3.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중국의 공급망과 수직 계열화
오래전부터 LFP 배터리에 집중해 왔던 중국 업체들은 필요한 원자재의 수급과 정련, 그리고 배터리 완성까지 단일 프로세스로 진행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저렴한 LFP 배터리를 더욱 저렴하게 제조가 가능해졌고, 2,000만 원 ~ 4,000만 원 가격의 전기차 모델들이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비야디(BYD)에서는 올해에 보급형 EV "시걸(Seagull)"을 출시할 예정인데, 그 가격의 시작가가 한화로 약 1,520만 원이라고 합니다. 초소형 전기차가 아니고 일반 4인승 보급형 차량입니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감이 오시지 않나요?
LFP 배터리의 공급망은 크게 "업스트림(Up-stream), 미드스트림(Mid-stream) + 다운스트림(Down-stream)"와 같이 3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공정이 무엇을 다루는지, 그리고 중국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업스트림(Up-stream) : 광물 채굴 및 정제련 (원자재)
업스트림은 LFP 배터리 원자재의 수급과 배터리에 쓰이도록 정련,제련하는 과정에 해당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시장 경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극재에 사용되는 가장 주요한 두 가지 원자재인 탄산리튬과 인산철 전구체를 살펴보겠습니다.
금속 | 금속량 (kg/kWh) | 비중 | 생산원가 비중 |
탄산리튬 | 0.08 | 4 % | 42% |
인산염 | 0.37 | 20 % | 40% |
산소+철 | 1.44 | 76 % | 16% |
탄산리튬의 경우 LFP 양극재 생산원가의 42%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수요량의 70% 이상을 중국에서 직접 생산, 조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과 글로벌 시장 수요로 인하여, LFP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탄산리튬 수입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중국의 탄산리튬 생산량은 2021년(전년) 대비 39% 증가한 32만 6,000톤이며, 수입량은 전년대비 68% 증가한 13만 6,000톤을 기록하였습니다.
수입 의존도가 26%인데요. 이 수입 의존도는 향후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같이 오르는 추세를 보일 것 같습니다. 탄산리튬의 수입량의 99%가 딱 두나라에서 나오는데요. 바로 칠레와 아르헨티나입니다. 그중에서도 칠레에서 90%를 수입하고 있죠.
중국은 탄산리튬을 수출하기도 하는데요. 최대 수출지가 바로 우리나라 한국입니다. 2021년에 4,800톤 (한화로 약 770억 규모)을 수출하였고, 이는 한국 탄산리튬 수입량의 11.6%를 차지합니다. 요새 한국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 시장 진입을 발표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탄산리튬 경쟁에 대해 어둡게 보는 시선도 이러한 사유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죠.
인산철 전구체는 LFP 양극재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여 탄산리튬 다음의 핵심 요소입니다. 인산철 전구체 생산원가의 대부분은 인산염(53%)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인산염은 인광석을 통해 만들어지는데요, 중국은 세계 최대 인광석 생산국으로 글로벌 인광석 생산의 4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광석 매장량은 약 32억 톤으로 채굴 가능 기간이 30년 정도로 평가받고 있어 향후 LFP 배터리 경쟁전망에서 유리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죠.
2) 미드스트림(Mid-stream) : 배터리 4대 소재와 셀 제조 (배터리)
배터리를 이루는 소재를 만드는 공정에 속합니다. 주로 양극재와 음극재에 해당합니다. 양극재의 주요한 원자재는 탄산리튬과 인산철 전구체이며, 이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업스트림단계에서 중국이 높은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LFP 양극재 출하량은 전년대비 151% 증가한 114만 2,000톤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현재 출하량의 두 배 이상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후난위넝, 더팡나미, 창저우리위안, 롱통하이테크, 후베이완룬이 있습니다.
음극재의 주 원자재는 흑연입니다. 천연흑연보다는 인조흑연이 주로 사용되는 추세인데요, 중극이 음극재용 흑연가공의 69%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장량으로 본다면 중국(23%) 보다 높은 튀르키예(28%)가 있습니다.) 2022년 음극재 출하량은 전년대비 90% 증가해 137만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중국 업체로는 BTR이 있습니다.
3) 다운스트림(Down-stream) : 배터리 팩 조립 및 탑재기기
배터리 셀을 합쳐서 배터리 팩을 만들어 자동차에 탑재하는 공정입니다. 아직 해외 수출이 많지는 않으며 대부분 중국 내수 수요에 의한 것입니다. 2022년 기준 수출량은 중국의 연간 판매량 대비 약 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완성차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수출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업체는 CATL과 비야디(BYD)이며, 두 회사의 중국 점유율이 80%를 상회합니다.
이와 같이 LFP 배터리 공급망에 있어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모든 공정에서 지분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부와 외부에서 원재료를 오래전부터 직접 개발, 지분 매수, 공급 계약 등을 통해 확보해 왔고 업스트림 단위에서부터 수직계열화를 이루어 왔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의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죠.
5. LFP 배터리의 전망
미국의 BloombergNEF는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초과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미국 내 전기차 수용의 40%를 LFP 배터리가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그리고 테슬라는 Master Plan Part 3을 발표하면서, 기존에 양산 중인 모델 3과 모델 Y는 물론이고 출시 예정인 보급형 차종과 전기버스, 그리고 단거리 전기트럭에도 LFP 배터리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유럽을 볼까요? 2022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기업의 점유율은 5.3%에 그쳤습니다만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상위 기업들이 LFP 배터리 채용을 공식화하였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LFP 배터리의 수요의 증가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고, 실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탄탄한 공급망에 우리나라 업체들이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배터리 2023"에서 한국기업들이 이미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였습니다. 워낙 기술력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기에 다소 쉬운 기술에 속하는 LFP 배터리 제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문제는 양산과 가격경쟁력일 것 같습니다. 이미 수직계열화를 갖춘 중국 업체들 상대로 어떤 저력을 보여줄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보급형 전기차량에도 우리나라 업체들의 배터리 점유율이 중국을 뛰어넘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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