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테크-과학 / / 2023. 5. 27. 00:38

2차전지 믹싱(Mixing)공정과 대표기업 윤성에프엔씨

 

 

     포스팅 목차

     2차 전지(리튬이온배터리)에서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 중 "믹싱공정"에 대해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 어떤 기업들이 믹싱공정사업을 견인하고 있는지 아시나요? 믹싱공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믹싱공정사업의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 대표기업인 "윤성에프엔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리튬이온배터리의 믹싱공정

     리튬이온배터리는 크게 4가지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 공정, 패킹 공정 순서로 진행됩니다. 각각의 공정마다 세부적인 공정단계가 있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전체 공정을 보기 쉽게 그림과 설명으로 나타낸 이미지.
    < 리튬이온배터리의 공정도 - LG에너지솔루션 >

     오늘은 여기서 전체공정의 첫 번째 단계인 전극공정, 그리고 그 안에서도 가장 먼저 진행되는 "믹싱(Mixing) 공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출력을 양극재 기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극재의 기술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양극재는 음극재와 함께 전극이라 불리고 이 전극의 중간재를 "슬러리"라고 부릅니다. 믹싱공정은 바로 이 슬러리를 만드는 공정이며, 양극재와 음극재 자체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믹싱공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2. 양극재와 음극재를 만드는 믹싱(Mixing) 공정

     리튬이온배터리의 전극인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양극판에 양극의 기능을 하는 재료를 붙이고, 음극판에는 음극의 기능을 하는 재료를 붙인 다음에 이 양극과 음극을 분리막과 함께 합쳐야 우리가 원하는 배터리가 만들어집니다.

     믹싱공정은 바로 이 "붙여야 하는 재료"인 중간재 "슬러리(Slurry)"를 만드는 공정입니다. 말로는 쉬운데 실제 제조공정은 쉽지가 않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지 않죠. 

     이러한 믹싱공정은 리튬이온배터리의 가장 기본이 되며, 전체 제조 공정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의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1) 활물질이란?

     양극과 음극을 만들려면 양극물질과 음극물질 자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물질들은 어디서 캐거나 추출하는 단일물질이 아닌 여러 물질이 적절하게 섞어서 혼합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야 합니다. 바로 믹싱공정이죠. 그럼 어떤 물질들을 섞어야 할까요?

     전기의 성질을 띄어 전극반응을 활성화시켜 주는 활물질, 그리고 전기의 이동울 도와주는 도전재, 접착하기 위한 바인더, 그리고 용매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활물질이란 양극과 음극에서 배터리의 전극 반응을 활성화시켜 주는 물질입니다. 영어 표기로는 Active Material입니다.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활성 물질을 의미하는데요. 양극에 사용되면 '양극 활물질', 음극에 사용되면 '음극 활물질'입니다. 삼원계 배터리라고 해서 NCM, NCA, LFP라는 용어들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것들이 모두 양극 활물질을 의미합니다. 곧 양극재가 되겠지요.

     

     

    2) 활물질과 함께 혼합해야 할 재료들

     활물질이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의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이 있습니다. 활물질과 함께 혼합되어서 배터리의 중간재인 "슬러리"로 완성될 수 있게 하는 재료들입니다.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용매 : 활물질은 "파우더 가루"형태입니다. 이러한 가루를 각각의 전극판에 접착시켜야 하는데, 가능할까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활물질 파우더를 전극에 접착시키기 위해 용매와 혼합하여 "슬러리"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 도전재 : 양극 활물질의 전도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활물질이 아주 이쁘고 고르게 빈틈없이 배열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활물질 사이사이에 간격이 존재하게 되고 이 간격으로 인해 제대로 활성을 하지 못하여 배터리 용량을 떨어 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간격을 도전재로 채워 배터리 용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활물질 사이의 공백을 메꿔주는 도전재
    < 활물질 사이의 공간을 메워주는 도전재 - 출처 : LG에너지솔루션 >

     

     - 바인더 : 활물질을 양극판, 음극판에 각각 붙인다고 했죠? 이때 양극판인 알루미늄박과 음극판인 동박에 각각의 활물질 및 도전재가 잘 붙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바인더는 전극에 투입되기 때문에 전해질과의 접촉이나 전극 내에서 일어나는 산화, 환원 반응에도 접착력이 고정될 수 있는 특성을 지녀야 합니다.

     

     - 첨가재 : 에너지의 밀도 향상, 충전 속도 단축, 전지의 안정화 등의 추가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을 위해 사용하는 보완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제 각 물질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소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대충 이런 것들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극 슬러리 재료 양극 음극
    활물질 NCA, NCM, LCO, LFP 등 천연흑연 인조흑연
    도전재 카본 블랙 - -
    바인더 PVDF SBR/CMC PVDF
    용매 NMP 탈이온수(초순수) NMP
    첨가재 CNT 실리콘산화물, CNT  

     

     

    3. 믹싱공정의 경쟁력

     그럼 믹싱공정에서 중요한 경쟁력을 무엇일까요? 자세하게 파고들기는 어렵지만 개략적으로 아래와 같은 사항들이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합니다.

     

    1) 믹서의 용량

     얼마나 많은 양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지는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생산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고, 이 생산성은 곧 생산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양을 닮을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야겠지요. 무턱대고 큰 것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크기만 크고 원하는 배합까지 혼합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생산하는 슬러리의 L당 생산속도를 유지하거나 줄이면서 많은 양을 믹싱할 수 있는 믹서를 만드는 것이 큰 경쟁력이 됩니다.

     현대 많은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믹서는 PD Mixer입니다. 아래처럼 생긴 용기에 재료들을 넣고 믹서기처럼 섞어서 균질한 슬러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티에스아이의 PD Mixer 모델 이미지
    < 윤성에프앤씨 PD Mixer 와 티에스아이 PD Mixer - 출처 : 윤성에프앤씨 & 티에스아이 >

     

    2) 믹서의 내마모성과 내구성

     혼합과정 중에 믹서의 내부에서 스크래치와 같은 결함으로 이물질이 섞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폐기해야죠. 수율과 연관이 있습니다. 더욱이 그런 것이 발견되면 더 이상 해당 믹서를 사용할 수 없으니 교체해야 합니다. 교체를 하게 되면 교체하는 동안 생산성이 죽게 됩니다. 따라서 믹서의 내마모성과 내구성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3) 믹서의 생산시간과 균질함

     믹서의 용량에서 언급드린 것처럼 생산시간 동안 생산성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얼마큼 균질한 슬러리를 만드는 것인가 생산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단, 생산시간은 믹서에 한하여 생각할 문제는 아니고, 믹싱 시스템 전반에 걸쳐서 향상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요즘 믹싱장비 공급업체들의 계약 형태는 단순하게 장비만 공급하는 게 아닌, 믹싱공정 전체 시스템을(토탈 솔루션)을 턴키 계약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 장비를 잘 만드는 게 아닌 시스템을 잘 만드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죠.

     

    4) 믹싱 공정의 단순화와 시스템 최적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믹싱 공정은 믹서를 포함한 많은 설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원재료(파우더)들을 계량해서 담는 계량호퍼, 이 재료들을 솎아내는 믹서, 이들을 모아서 섞는 메인 믹서, 최종 슬러리를 저장하는 탱크, 후공정인 코팅공정으로 이송하는 설비 등으로 이루어져 있죠.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장치와 각 장치를 연결하는 배관, 그리고 시스템을 제어하는 제어장치 등 시스템을 이루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 전체의 공정을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하며, 전체 설비는 생산성은 유지한 체 크기가 작아질수록, 단순화가 될수록 생산성에 매우 큰 유리함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율을 높이고, 유지보수를 최소화시키는 운전방식을 적용하여 생산성을 높게 뽑는 것도 경쟁력의 일환이 될 수 있습니다.

     

    믹싱공정도를 나타낸 그림이다. 계량호퍼에서 메인 믹서기 그리고 최종 코팅공정까지 넘어가는 공정을 도식화하였다.
    < 믹싱공정의 공정도 - 출처 : 티에스아이 >

     

    3. 대표 믹싱업체 윤성에프앤씨

     국내 배터리 3사에 믹싱장비 및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는 3군데가 있습니다. 윤성에프앤씨, 제일엠앤에스, 티에스아이입니다. 이 중에서 오늘은 SK온에 독점 공급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에도 공급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좋게 보고 있는 "윤성에프앤씨"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믹싱공정장비 공급 업체 티에스아이
    윤성에프앤씨
    제일엠앤에스 윤성에프앤씨 (독점공급)

     

    1) 기술력과 생산능력

     윤성에프엔씨는 1986년에 설립되었고 그동안 바이오와 식약품 쪽에 믹싱장비를 공급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2차전지의 성장에 따라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믹싱장비는 모두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윤성에프앤씨가 1300리터(L)급의 믹싱 장비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1300L급을 훌쩍 뛰어넘어 2300L급 PD Mixer를 국내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를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세계최초로 4,000L급 대용량 UDM Mixer를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경쟁사들이 아직 2,300L 믹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장이라고 볼 수 있죠.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윤성에프앤씨가 개발하고 있는 "중대형 배터리 연속식 전극 슬러리 제조 시스템"은 생산준비 시간이 불필요하고, 장비의 크기가 작아서 기존 "단속식 시스템" 대비 높은 생산성과 설비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정부과제로 선정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고객사 파일럿 라인에 납품하여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2023년 올해에 양산라인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생산능력(CAPA)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안성공장에 신규 증설을 위한 4,000평의 부지를 매입했습니다. 이 신규 공장은 올해인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화성, 안성 공장 CAPA 기준으로 매출액이 연간 3,500억 원 규모인데요. 신규 공장이 완공되면 2023년 하반기 매출은 4,500억 원을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 장비시장과 윤성에프앤씨의 전망

     업계에서는 당장 올해인 2023년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미국 전체 CAPEX 투자 규모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으로 배터리 장비 사이클이 도래한다는 의미인데요. 이에 맞춰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에 400 GWh 이상의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는 약 520조 원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인데요. 이 중에서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정도로 예상합니다. 설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믹싱공정장비 역시 큰 수혜가 기대되죠.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장비공급을 맡고 있는 윤성에프앤씨에게는 또 한 번의 큰 성장의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능력을 전망한 막대그래프.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전망치임.
    < 국내 배터리3사의 생산능력 전망 - 출처 : 미레에셋증권 >

     

    3) 윤성에프앤씨 주가

     윤성에프앤씨는 2022년 11월 14일에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당시 IPO공모에서는 흥행실패를 했지만, 약 반년이 지난 지금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장일 기준 종가는 40,450원이었고, 2023년 5월 26일 기준 종가는 151,500원입니다(중간에 184,000원 고점도 찍었죠). 반년사이에 무려 3배가 넘게 올랐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장 올해 2023년부터 세계적으로 장비주의 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윤성에프앤씨의 주가가 더욱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죠. 타 경쟁업체 대비 PER도 낮은 수준이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종목입니다(절대 주식 추천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항상 이론과 냉철한 판단과는 다르게 흐르는 경우가 흔하니 혹시 투자를 하실 분들이라면, 더욱 공부를 하신 후에 당장의 등락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분할 투자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윤성에프앤씨 주식차트
    < 윤성에프앤씨 주식차트 일봉 - 출처 : 삼성증권 >

     

     믹싱업체 3사의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믹싱장비사업만 가지고 비교한 값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의 가치만 보고 판단하는 차원에서 참조만 하시기 바랍니다.

     

      윤성에프앤씨 티에스아이 재일엠앤에스
    2022년 매출액 2,012 억원 1,488 억원 618 억원
    2022년 영업이익 321 억원 49 억원 22 억원

     

     오늘은 이렇게 리튬이온배터리의 전극공정 중에서 믹싱공정에 대해 알아보고, 대표기업인 윤성에프앤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른 두 업체다 다뤄볼 예정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어서 기분이 좋은데요. 소재, 부품, 장비주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서 대한민국의 주력 경쟁력이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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