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목차
급속충전은 왜 80%만 될까요? 100%는 배터리 수명에 안 좋을까요? 급속과 완속충전은 무엇일까요? 급속 충전기가 많아지는 가운데 배터리 수명을 걱정하는 소리도 늘 있습니다.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의 차이, 급속충전을 80% 제한을 둔 이유, 그리고 배터리 수명과의 관계를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전기차 충전 방식
1) 완속충전과 급속충전의 의미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방식에는 충전전력에 따라 "완속"과 "급속"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완속 충전은 교류(AC) 전력을 충전기에서 차량으로 보냅니다. 그럼 차량 내 "OBE(On Borad Charger) 장치"를 통해 들어오는 교류(AC)를 직류(DC)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전류를 변환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직접 들어오는 직류보다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용량 단위는 일반적으로 3~7kW로 100% 충전까지는 5~12시간 정도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급속 충전은 직류(DC) 전력을 충전기에서 전기차 배터리로 "직접 공급"하여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OBE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배터리로 공급되기 때문에 속도가 빠릅니다. 일반적으로 급속 충전기의 공급 용량은 50kW 이상으로, 짧은 시간 안에 고용량 에너지를 직접 전달합니다.
이 급속 충전은 모델의 성능을 파악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입니다. 고객의 "시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최근에 출시된 현대 아이오닉 6은 18분에 80%까지 충전한다고 합니다.
2) 완속충전과 급속충전의 비교
하지만 이런 고속 충전은 속도가 높은 대신 배터리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제조사에서도 업계에서도 급속보다는 "완속"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집이나 회사에서 주차하면서 완속충전을 자주 해주는 게 좋습니다. 이유는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무엇보다 완속충전은 급속충전보다 저렴합니다. 수명에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완속충전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기차 완속 충전과 급속 충전을 간단히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구분 | 완속 충전 | 급속 충전(80%) |
공급 전기 | 교류전기(AC)공급 | 직류전기(DC)공급 |
충전시간 | 약 10시간 | 약 1시간 |
1회 충전 요금 | 174원 /kWh | 313원 /kWh |
배치장소 | 주택 및 아파트 | 고속도로 휴게소 공공기관 |
단점 | 속도가 느림 | 배터리에 부담 |
방식 | AC단상 5핀, 이동형 충전기 등 |
DC콤보, DC차데모, AC 3상, 슈퍼차저 |
참고로 급속충전은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충전소 등에 설비되어 있으며, 완속충전은 회사, 아파트 등 장시간 차량이 머무는 곳에 설비되어 있습니다. 충전소의 현황 및 위치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충전습관과 배터리수명의 관계
전기차 광고 시 항상 강조되는 부분이 "80% 충전까지 몇 분"이라는 충전속도에 관한 언급입니다. 그런데 100% 기준이 아닌 80% 기준을 얘기합니다. 왜 그럴까요?
배터리의 수명을 위해 급속충전은 80%까지로 제한하고, 80% 넘어가면 "완속충전"으로 변경되는데, 이는 80%를 넘어서도 급속으로 하게 되면 배터리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1) 적정 SOC에 따른 과충전과 과방전
80% 이상을 충전하게 되면 반응활동에 참여하는 리튬이온이 줄게 됩니다. 충전속도가 줄게 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전을 계속한다면 배터리가 반응할 수 있는 이상의 전류를 공급받게 되면서 배터리에 내부적으로 손상이 갈 우려가 있습니다. "과충전"과 "과방전"은 배터리의 수명을 갉아먹는 요소인 겁니다.
충전/방전에 대한 중요한 지표는 SOC와 DOD입니다.
- SOC(State of Charge) : "잔존용량"으로 배터리가 얼마나 충전되었는지에 대한 지표 (%)
- DOD(Depth of Discharge) : "방전깊이"로 충전된 상태에서 얼마큼 방전되었는지(사용했는지)에 대한 지표 (%)
결국 SOC와 DOD는 배터리의 용량을 어느 정도 유지할 거냐는 배터리 충전 습관과 연결이 됩니다. SOC와 DOD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배터리의 수명이 달라집니다. 특히, "과충전"보다는 "과방전"이 훨씬 무섭습니다. 여기서 "과방전"이라는 것은 배터리가 0%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 기준 용량 이하로 떨어질 때 "과방전"이라고 표현합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과방전이 되면 전극판에 "덴드라이트(Dendlite)"라는 물질이 생깁니다. 이 물질은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의 분리막을 손상시켜 배터리의 수명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이 하한선 기준을 20%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SOC를 항상 20~80%를 유지할 수 있게 관리하라고 권장하고 있는데요. 이 구간을 전문용어로 "플래토"라고도 합니다. "플래토"구간에서 배터리를 관리하면 100% 충전-0% 방전하는 것보다 수명이 많게는 4배 정도 늘어난다고 합니다.
또한 "플래토"의 중심구간에서 유지할 경우 최대 10배도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참고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충전습관과 배터리 수명의 관계
이해가 쉽도록 관련된 연구결과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Battery University에서 배터리의 충전 횟수와 수명의 관계를 나타내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가 아래의 그래프인데요. 여기서 "Cycle"이라는 것은 "1회 충전"을 의미합니다(예를 들어 "1000 Cycle"은 "1000번의 충전"을 의미).
이 연구결과의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극단적인 경우 두 가지를 놓고 비교해 보겠습니다. 가장 위에 있는 노란선과 가장 아래에 있는 검은선입니다. 노란색 선은 SOC를 65~75%로 유지하면서 충전을 했고, 검은색 선은 25%~100%를 유지하면서 충전을 했습니다.
구분 | 유지 SOC | Cycle | 배터리 성능 (최초대비) |
노란색 그래프 | 65~75% | 4,000 | 94% |
검은색 그래프 | 25~100% | 4,000 | 78% |
두 경우에서 무려 16%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이 차이는 충전 횟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커집니다(그래프의 기울기를 보면 알 수 있죠). 즉, 내가 충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배터리를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지가 달려있다는 말이 됩니다.
3. 효율적인 충전 습관
1) 80% 충전의 생활화
현대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80%가 넘어가면 충전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굳이 오랜 시간 충전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더구나 충전소에서 일정시간이 지나면 요금이 과중됩니다.
여러모로 집에서 충전하는 것이 아니면 굳이 80%를 넘길 이유는 없습니다. 현대차 충전소인 E-pit에서는 배터리가 80%가 되면 "충전완료"라는 메시지가 뜨고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는 제한을 걸어놨습니다.
"아니, 왜 80%까지 밖에 안 돼?"대신, "좋아, 배터리 수명을 위해 80%까지만 하자"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이해를 돕고자 충전용량과 충전속도의 상관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래는 배터리 충전용량(SOC)에 따른 충전속도를 나타내는 그래프인데요. 보시는 바와 같이 80% 이후에서부터 충전속도가 급감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리튬이온배터리 고유의 특성 문제이기 때문에 브랜드를 막론하고 동일한 현상입니다.
2) 효율적인 충전 습관
평소에 완속충전하는 습관을 기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충전기가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신다면, 다니시는 회사 주차장에 충전기가 있다면, 주차할 때마다 완속충전을 생활화하시어 되도록 급속충전은 피하는 습관을 가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행과 같은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고속충전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일상생활에서도 고속충전을 하는 것은 배터리 수명차원에서도,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차주의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오늘은 이렇게 전기차의 충전형태와 배터리의 관계를 알아보았습니다. 전기차를 선택하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전기차의 관리포인트를 제대로 알고 잘 관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